가을산행(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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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을 내어 줄지언정 숙이지 않겠다. 평창 발왕산 (2019.10.25)
발왕산은 해발 1458미터로 대한민국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이다. 여러 곳에서 산행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용평스키장으로 산행이 불가능한 줄 알았다. 우연한 기회에 가족과 용평리조트에 갔다가 마침 발왕산 관광 케이블카를 타게 되었다. 케이블카 표를 끊고 대기하는 시간에 발왕산(용평리조트) 홍보 영상을 보았다. (영상은 여기 https://www.youtube.com/watch?v=q1GFXQD_KI4원래 발왕산이라는 이름은, 발이 커 발왕으로 불리는 남자의 사랑이야기에서 유래했다는 얘기가 많으나, 홍보 영상에서는 만물을 다스리는 8왕의 산(태양, 대지, 물, 구름, 나무, 바람, 별, 하늘)으로 발왕산을 소개하고 있다. 조금은 억지스러울 수도 있는 시도지만, 발왕산의 산세를 생각하면 그럭저럭 잘 만든 이..
2020.04.01 -
북한산 청수계곡-화계사 짧은 산행 (2019.11.29)
아내와 산에 가기로 했다. 아내는 나 만큼 산을 좋아하지 않지만, 같이 가자고 하면 가끔은 따라나선다. 오늘은 아내에 맞게 산행 난이도를 정한다. 힘든 봉우리보다는 쉽고, 둘레길보다는 어려운, 정릉에서 화계사로 넘어가는 계곡 연결 산행을 시도해 보기로 한다. 정릉탐방센터에서 청수교, 북한산 국립공원 사무소를 지나 내원사 오르는 길로 접어든다. 내원사 가는 길은 차가 다닐 수 있도록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이지만, 평소에도 산행객이 많지 않은데 오늘은 평일이라 더 조용하다. 지난봄에는 대학 친구와 오르고, 초여름에는 아이와 산버찌를 따먹기 위해 오르고, 가을에는 혼자 산책하다 멧돼지 흔적이 너무 많아 등골이 오싹했었다. 오늘도 콘크리트 길 옆 흙길에는 멧돼지가 다닌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멧돼지는 콘크리..
2020.01.02 -
옛 역사문화의 중심지, 용마산-아차산 (2019.10.4)
서울 동쪽을 감싸고 있는 용마산, 아차산은 가깝고 낮은 산이라 오래전부터 다녀오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까워서 미루고 있다 갔다 왔다고 착각하고 있음을 깨닮았다. "아차" 개천절 연휴에 시간과 여건이 맞아 드디어 용마산-아차산을 찾게 되었다.함께 산행하기로 한 후배와 산행 약속을 잡고 7호선 용마산역에서 만난다. 용마산 폭포 공원을 통과하여 인공폭포 앞에서 오른쪽 방향 표지판을 따라 100미터를 올라가면 농구장을 만나는데, 여기서 숲길로 들어서면서 등산로가 시작된다.숲길 등산로는 오르막길 없이 남쪽으로 잠깐 이어지다가 나무 데크 계단을 만난다. 의외로 긴 나무 계단길을 따라 올라가면 조금씩 시야가 트이며 서울 동부 지역부터 먼 북한산 주능선까지 시야에 들어오지만,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희뿌연 하늘에 조..
2019.10.13 -
구름도 좋아 할 초가을 운악산 (2017.9.9)
정상에 오른 등산객이 하산하듯, 무덥던 기온이 내리막 길을 걷는 9월이 되었다. 후배와 어느 계절에 가도 좋은 운악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집에서 조금 늦게 나와, 시간을 만회해 보려고 운악산 가는 1330 버스 대신 춘천행 ITX를 탔다. 승차감도 좋고, 서울을 벗어나니 창밖 풍경도 좋다. 그런데, 안내방송부터 정차역에 청평역이 빠져있어 불안했는데, 역시나 청평역에서 멈추지 않고 가평역에서만 멈춘다. 빨리 가려던 계획이 틀어졌고, 이를 만회하려던 잔머리는 오히려 독이 됐다. 가평역에 내려, 서둘러 청평역 방향 전철로 갈아타고 되돌아가다가 늦은 시간을 만회하려고 청평역 도착 전 상천역에서 내린다. 상천역에서 버스를 타고 청평검문소 삼거리에서 환승하여, 복잡한 청평 시내에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을 줄여볼 계획..
2017.09.30 -
환경 보호와 파괴의 전선, 포천 왕방산 (2016.8.27)
산속에 살거나, 매주 산에 갈 여유가 없는 한 모든 산행은 오랜만일 수밖에 없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계곡으로 떠나겠다는 다짐만 하고 여름을 지내다가, 8월 말이 되어 경기도 포천의 왕방산을 찾았다. 한창 산행을 많이 할 때는 경기도 포천과 가평 일대 산을 헤집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실로 오랜만에 포천 산행이었다.왕방산 산행을 검색해 보니 집에서부터 산행 시작점 대진대학교까지 1시간 40분쯤 걸린다. 여유 있게 집을 나서 중계동에서 3100번 좌석버스를 탔는데, 주말이라 길이 많이 막힌다. 서울에서 3100번, 3500번을 타면 대진대 안쪽, 등산로 입구까지 바로 갈 수 있는데, 예상보다 무려 50분이나 늦게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J는 기다림의 지루함을 숨긴 무표정한 얼..
2016.08.31 -
경남 고성의 진산, 거류산 (2015.10.10)
2박 3일 일정으로 경남 고성 처가에 내려왔다가 거류산에 올랐다. 처갓집에 갔다가 산행을 한다면 신종 간큰남이라 할 수 있다.거류산이 있는 경상남도 고성읍은 낙남정맥 연화산 남쪽에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북서쪽은 낙남정맥, 서쪽으로는 갈모봉산, 남쪽은 남산, 동남쪽은 벽방산이 있고, 동쪽 들녘 끝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 바로 거류산이다. 거류산 정상은 해발 571m로 매우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남해 바닷가에 인접한 고성뜰을 배경으로 솟아 있어서 꽤 높아 보인다. 오늘 산행의 시작점은 고성군 거류면에 위치한 산악인 엄홍길 기념관이다. 유명한 산악인이긴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기념관은 어색한 느낌이다. 텅빈 엄홍길 기념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주차장 수도시설 옆으로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2015.10.25 -
상쾌함으로 마음이 채워진 사패산 (2015.9.13)
의정부에 있는 아내의 큰 처가를 찾은 김에, 오랜만에 사패산에 올라 보기로 했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아내와 아이는 큰집으로 올라가고, 나는 산으로 향한다. 아빠가 산에 가더라도 아이도 큰집 식구들과 재미있게 놀 수 있을 테고, 그러면 아내도 잠시 육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회룡골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하는데, 초가을 가뭄에 등산로 옆 회룡골 계곡은 바짝 말라있다. 계곡을 따라 넓게 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걷다가, 회룡사를 지나고부터는 숲으로 들어선다. 사패산 등산로는 고무 계단과 나무다리로 잘 정리되어 있다. 계곡이 바짝 마른 것은 아쉽지만, 참나무 숲 속으로 들어서니 기분은 날아갈 듯 좋다. 주중에 업무 스트레스로 굳어진 몸이 풀어지는 느낌, 갇혔던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 나와 우리 가족..
2015.09.30 -
경기도의 단풍 명산 운악산 (2012.10.7)
결혼하고 산행이 뜸해졌다. 산 보다 더 사랑하는 아내가 생겼으니 자연스러운 변화다. 단풍철을 맞아 한 동네 사는 녹색당 당원 후배와 경기도의 운악산을 가기로 했다. 오랜만에 산행이다. 혼잡한 서울은 벗어났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갈 수는 없고, 단풍은 봐야겠고. 이런저런 고려를 해보니, 경기도 가평의 명산 운악산만 한 곳이 없다. 청량리에서 후배를 만나 가평 현리 가는 1330 버스를 탄다. 길이 막히지 않았는데도 청량리역에서 운악산 입구까지는 거의 2시간이나 걸렸다. 두 사람의 산행이라 잡다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는 일 없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식당가를 지나 곧바로 운악산 입구로 향한다. 운악산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 5분쯤 오르다가, 능선 산행을 하기 위해 안내판을 따라 오른쪽의 눈썹바위 코..
2012.10.12 -
어느 가을의 짧은 산책, 서울 인왕산(2011.10.16)
깊어가는 가을에 집에서 가까운 인왕산을 찾았다.오가며 종종 바라보는 산이지만, 93년쯤 일반인에게 개방될 때 한번 오른 이후로 오랜만에 인왕산 산행이다.아내와 버스를 타고 사직공원에 내려 방향감으로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주택가를 지나 인왕산 아랫길을 따라가다 보니 서울 성곽길을 만난다. 성곽길 옆 공원에만 올라도 경복궁과 종로 광화문 일대가 내려다 보인다. 최근에 서울의 옛 물길에 호기심이 생겨서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는데, 산과 언덕을 이어보니 대략 옛날 물길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체육공원을 지나 성곽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손가락 굵기에 길이가 15cm가 넘는 지네가 앞을 지난다. 시골에서도 보기 힘든 큰 지네인데 다행히 사람들이 다니는 산책길을 지나 다시 풀숲으로 들어간다. 서울,..
2011.10.26 -
북한산 백운대 뒷모습을 볼 수 있는 양주 앵무봉(2011.9.18)
휴일 아침, 별 일 아닌 걸로 아내와 티격태격했다. 상황이 지나고 나면 별 일 아니지만, 그 순간에는 그렇지 못해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다. 그래도 나는 쉽게 기분이 풀어지는 편이라서, 가까운 산으로 바람을 쐬러 가자고 제안한다. 아내는 기분이 늦게 풀리는 편이라, 시큰둥한 표정이지만 주말이라 나들이 겸 해서 따라나선다. 집을 나설 때까지도 사람들로 북적거릴 서울의 산을 제외하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출발하고 나서 멀지 않은 양주의 앵무봉으로 향한다. 경기도 양주의 앵무봉은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으나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어려워 뒤로 미루었던 산이다. 낡은 승용차를 타고 서울을 벗어나 의정부 외곽길을 돌아, 북한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울대고개와 장명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말머리고개를..
2011.09.29 -
케이블카 반대를 위해, 북한산 백운대에서 1인시위를 하다 (2009.10.15)
휴가가 아닌 평일에 산행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지만, 현실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꿈이었다. 9월 초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살고 있어서, 평일에 산행을 할 여건은 갖춰졌는데, 자유인에 익숙해지다 보니 선뜻 배낭을 메고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산에 한번 가야지!' 타령을 하고 있었는데, 평일에 산행할 기회가 생겼다. 설악산, 지리산등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업자들의 탐욕, 환경을 지키기는커녕, 케이블카를 부추기는 환경부에 맞서 시민, 산악인, 환경단체 활동가, 진보정당 당원들이 국립공원 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1인 시위를 하기로 했다. 진보신당 녹색위원회에서도 참여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명분으로 오랜만에 산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평일 아침 8시. 등교하는 학생들..
2009.11.30 -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자연환경 보호 산행 (2009.9.6)
지난 9월 6일, 산을 사랑하는 진보신당 당원들과 북한산 지키기 산행을 했다. 아침 10시에 정릉 청수장 매표소에 모여 정릉계곡길을 따라 보국문과 북한산성을 거쳐 대동문에서 도시락을 함께 나눠먹고, 동장대를 거쳐 도선사까지 산행을 하면서 영봉과 동장대의 케이블카 설치 계획과 북한산 족두리봉과 북악산을 관통할 터널계획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북한산을 찾은 많은 시민들이 아직 케이블카와 터널공사 계획을 모르고 있었으며, 대부분 산행객 들은 케이블카와 터널공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북한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강북구 집값도 올라가고 강북구 주민들도 좀 잘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찬성입장을 보였는데, 그 논리는 강북구청이 주민들에게 1200만 관광객 유치운운하며 사기를 치고 있는..
2009.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