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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동계올림픽에 팔을 내준 가리왕산(2011.8.14)
장마가 한창이던 7월 어느 날, 옆집의 큰 환호성에 나는 '오늘 축구 하나?'라고 생각했었다. 10년 이상 강원도 도민을 동원했던 올림픽유치는 짧은 순간 큰 환영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해서 누군가는 면죄부를 얻었고, 누군가는 부귀영화를 누릴 테고, 또 누군가는 낙후된 강원도에서 올림픽을 치른다는 자부심을 가슴속에 새기며 살아갈 것이다.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 이전부터 가리왕산 중봉 스키 슬로프는 자연환경을 파괴할 것이 확실했다.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가리왕산 숲을 지키기 위해 활동하는 동안 나는 마음으로 안타까워했지만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늦었지만 불과 몇 년 후에 사라질 가리왕산 중봉 능선과 계곡, 풀과 나무들을 찾아보고 싶어서 가리왕산을 찾기로 했다. 이렇게 말해 놓고 보니..
2011.08.17 -
2011년 장마가 끝난 날 저녁의 낙산공원(2011.7.18)
끝날 것 같지 않던 비가 드디어 그쳤다. 예년과 달리 비오는 날이 많았고, 강수량도 많았고, 일찍 시작한 장마가 쉬지도 않고 비를 뿌려댔다. 1주일 이상 비가 오니 낙산 아래 자리잡은 우리 집에도 빗물이 세는 불상사가 있었지만, 어쨌든 큰 탈 없이 장마는 물러났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된 ..
2011.07.18 -
경기 양평의 중원계곡 짧은 트레킹 (2011.6.18)
서울은 여름이면 쉴 곳이 없는 거대한 콘크리트 숲이 되지만, 서울만 벗어나면 멀지 않은 곳에는 짧은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계곡이 많다. 산과 계곡은 좋아하지만 산행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이런 계곡을 찾아 무더위를 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내와 나도 힘든 산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경기도 양평의 중원폭포(중원계곡)를 찾았다. 강원도를 오가며 중원계곡 표지판을 봤던 터라, 용문까지는 쉽게 찾아가고 용문에서부터 지도를 보며 중원계곡 입구를 찾아간다. 산은 물론이고 논과 밭이 모두 녹색으로 변하는 한국의 여름은 어딜 가든 푸근하고 편안한 마음을 안겨준다. 그런 길을 달려, 중원계곡 입구의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 주위의 유원지와 계곡에는 이른 여름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주차장에서 5분만 올..
2011.06.26 -
케이블카 막기위해 아내와 오른 북한산 (2011. 6. 11)
지난 주말 10개월 만에 산행에 이어, 주말에 2주 연속 산행을 하게 됐다. 이번 주말에는 결혼하기 전에 종종 참여했던 북한산 케이블카 반대 캠페인 산행에 동참하게 됐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도선사 주차장에서 예정된 케이블카부터 북한산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집에서 늦게 나와 참여하지 못할 것 같다. 이어지는 산행은 늦지 않으려고 우이동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를 탔지만, 경전철 공사로 곳곳이 막힌다. 우이동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11시. 캠페인 하던 분들에게는 늦으니 먼저 올라가시라고 양해를 구하고 아내와 천천히 뒤따라 오르기로 한다. 급하게 나오느라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 공원관리사무소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 김밥을 사가지고 올라간다. 먼저 올라간 아내를 쫓아가는데..
2011.06.18 -
서울 밖 한적한 산, 남양주 예봉산(2011.6.4)
한동안 산행을 할 수 없었다. 산을 찾고 싶었던 적은 있었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나를 산에 가도록 허락하지 않았다. 대신, 시골 고향집을 종종 찾아간다거나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잠깐 접하며 지내왔다. 그동안의 삶을 정리해 보면, 사랑, 결혼, 아빠, 천사, 이별, 온 세상과 자연 속의 더 많은 천사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다. 그냥 산에 들어갔다 나오는 게 아니라, 높은 봉우리에 올라 넓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었다. 현충일 3일 연휴 중 하루를 잡아 경기도 남양주의 예봉산으로 떠난다. 정상에서 시원한 한강 바람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에 가는중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 3~4년전 함께 풍력발전기를 개발한다고 고생했던 JM씨를 덕소역에서 만난다.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덕소역에서..
2011.06.16 -
수몰 위기에 처한 연천의 재인폭포를 찾다(2011.6.5)
초여름에 막 접어든 6월의 어느날, 경기도 연천의 명소 재인폭포를 찾았다. 서울을 벗어나 주변의 산과 논밭을 보고 달리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네비게이션을 이용하지 않는 운전자에게 길 찾기는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사실 나에게는 찻길을 찾는 것보다는 차라리 등산지도..
2011.06.06 -
영동 천태산 유기농 산행(2010.8 )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매달 가던 정기산행이 사라졌다. 언제부터 사라졌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요즘 산행이 뜸하다. 깊은 산 숲 속이 아닌 대도시의 건물 숲 속에 갇혀 지내다 보면 문득 산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는 했었다. 하지만, 주중에 답답한 삶이 지속되면 산을 그리워하고, 주말에 잠깐 쉬면 산을 잊어버리고.... 지난 몇 달은 그렇게 산에 가고 싶은 욕망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었다. 그러다가 직장인들에게 팥빙수, 수박, 아이스크림, 찬물 샤워 같은 여름휴가가 다가 오자, 더불어한길 사람들과 여름 산행을 가기로 뜻을 모았다.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들이 기껏해야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지만, 전국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후보지로 충남 금산의 서대산, 금강 상류 트레킹, ..
2010.08.30 -
북한산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우이령길(2010.7.12)
지난 몇 년과 달리 올 장마는 6월 말부터 시작되어, 장마답게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오랜 장마 끝에 '맑음'이 예보된 7월의 어느 휴일, 나비, 새림과 함께 북한산 우이령을 넘기로 했다. 옛날 서울 사람들이 양주 땅 송추를 갈 때 넘던 옛길이 우이령인데, 군사독재 시대에는 간첩 덕분에(?) 아스팔트가 깔리는 것을 모면할 수 있었고, 최근에는 개발주의에 반대하는 시민들(우이령길 사람들)의 개발반대로 아스팔트로 덮이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옛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우이령이 2009년부터 하루 1000명씩 제한된 손님을 받고 있다. 나비와 함께 집을 나서 우이동 버스종점에서 새림을 만난다. 새림은 주중에 예약확인서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한다. 돌발상황 발생이다. 자칫 탐방안내소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 수도..
2010.08.16 -
한여름밤 바람이 시원한 낙산공원 어떠세요? (2010.7.26)
마치 열대지방처럼 밤에는 스콜과 같은 소나기가 내리고, 낮에는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7월의 마지막 주가 시작되었다. 이름 휴가를 떠난 사람들은 오늘처럼 뜨거운 날씨가 아주 반가웠을것이고, 아직 휴가를 가지 못한 사람들도 기온은 뜨겁지만 땀을 식혀주는 바람이 산들산들 부는 오늘같은 날..
2010.07.26 -
산책하실래요? 운악산 현등사(2010.6.13)
아침 햇살이 눈부신 어느 초여름 일요일에 집에 있으려니 산바람을 쐬고 싶고, 가볍게 산책을 하고 싶기도 하여, 가평의 운악산을 찾아간다. 오늘 찾게 될 운악산은 화악, 관악, 송악, 감악산과 함께 경기 5악(岳)의 하나이고, 한탄강과 한강을 나누는 한북정맥의 대표적인 산이다. 봄에는 기암절벽 사이로 분홍색 진달래가 피어나고,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악산 아래를 흐르는 시원한 조종천을 찾고, 가을에는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고, 겨울에는 눈꽃과 상고대가 아름다운 산이 운악산이다. 또한, 미륵바위, 남근바위, 병풍바위 등 기암괴석과 무우폭포, 무재치폭포 등을 감추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나비와 함께 서울 집을 나서, 일주일 전 포천 백운산 갈때와 같이 47번 국도를 올라타고 명덕삼거리에서 가평군 현리방..
2010.06.27 -
경기도의 처마 끝, 한북정맥 백운산(2010.6.6)
경기도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누군가는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도시들의 묶음을, 또 누군가는 남한강 북한강과 서해 등을 자연적인 공간을, 또 누군가는 산업단지를 떠올릴 것 같다. 경기도는 도시화가 점점 심해지면서, 인구 수십만에서 백만이 넘는 대도시가 생겨났고, 논과 밭이었고, 풀과 나무들이 자라던 경기도는 점점 사라지고, 곳곳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난개발의 경기도와 달리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경기도도 있으니, 바로 경기도 가평군 북면, 포천시 이동면 일대의 산악지대가 바로 그곳이다. 해발 1000미터 내외의 한북정맥이 지나가는 이곳은 웬만한 강원도의 산간지방보다 산이 많기도 하고, 그곳의 산은 멋있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산이 높다 보니 풍광이 아름답고 맑은 물이..
2010.06.07 -
비 개인 일요일, 시야가 확 트인 낙산공원(2010.5.23)
제법 많은 비가 내린 지난 주말, 일요일 오전 비가 그친 틈을 타서 집 앞에 있는 낙산공원에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동네라서 집에서 입는 헐렁한 옷차림으로 갈 수 있어서 좋았는데, 비가 그친 날이라서 그런지 시야가 꽤 멀리까지 트였습니다. 비록 말로만 서울시민을 얘기하는 오세훈 후보의 유세차..
2010.05.24